보도자료가 새벽에 기사가 되는 이유
지자체 보도자료 몇 통이 매일 이메일함에 도착합니다. hwp 파일 하나, 사진 몇 장. 이걸 사람이 열어보고 옮겨 적고 관리자 페이지에 붙여넣는 일을 자동화하고 싶었습니다. 목표는 단순했습니다 — 메일이 오면, 사진이 있는 것만 골라서, 기사가 되어 사이트에 올라가게.
첫 번째 벽은 hwp였습니다. 자유단락으로 쓴 문서는 텍스트 추출 도구로 문제없이 읽혔지만, 어떤 기관은 보도자료 전체를 표(테이블) 레이아웃 하나로 만들어 보냈습니다. 같은 도구로 열면 본문이 통째로 사라지고 "<표>"라는 글자만 남았습니다. 결국 HTML로 변환한 뒤 태그를 걷어내고 줄바꿈 문자를 다시 찾아 붙이는 우회로를 만들어야 했습니다. hwp라고 다 같은 hwp가 아니었습니다.
두 번째 벽은 메일 수신 자체였습니다. 일부 메일은 서버가 "성공"이라고 응답하면서도 내용을 빈 값으로 돌려줬습니다. 원인을 좁히는 데 시간을 꽤 썼는데, 결국 조회 방식을 바꾸는 것으로 해결됐습니다. 겉으로는 똑같이 성공한 요청인데,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방식이 따로 있었던 겁니다.
승인까지 마친 기사가 며칠째 "발행 대상 없음"만 반복해서 찍고 있었습니다. 로그를 다시 읽고서야 이유를 알았습니다.
세 번째 벽은 가장 허무했습니다. 발행 로직이 제목에서 지역 이름을 찾아 분류하는데, 지역 이름이 없는 제목은 그대로 분류에서 빠지고 있었습니다. 자동화 시스템의 함정은 대개 이런 자리에 있습니다 — 코드는 틀린 적이 없는데, 코드가 가정한 조건이 현실과 어긋나 있는 자리.
지금은 사진이 첨부된 보도자료가 도착하면, 문서를 열어 본문을 뽑고, 사진과 순서를 맞추고, 정해진 검수를 거쳐 사이트에 자동으로 올라갑니다. 사람이 하는 일은 두 가지만 남았습니다 — 이상한 게 있는지 가끔 로그를 확인하는 것, 그리고 발행 기준을 계속 다듬는 것.